범경아 범쌤교실
자존심과 자존감, 작은 실패가 모여서 이룬 작은 성공 본문
이 글을 몇 번이나 썼다가 다시 쓴 이유는 허상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서다.
나는 강하지도, 뛰어나지도, 특출한 부분도 없는 사람이다.
나의 부족함을 알기에 끊임없이 노력한다.
알수록 모르는 것이 많아지기에, 겸손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알려고 애쓰고 노력하는 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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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강사를 다시 직업으로 갖게 되면서 자존심을 상하게 되는 일이 잦다.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하면 주변에서 더 난리가 난다.
강사를 자신이 부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전화기 속에 숨었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정말 바빠서 그랬는지,
아니면 그냥 원래 그런 사람인지 모르지만
함부로 대하거나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는다.
장거리 강의가 많다보니 운전 중에 전화받는 일이 많다.
소속이나 이름을 얼버무리더니 강의 가능하냐고 물어본다.
너무 촉박한 일정이다.
'다른 강의 일정이 있어서 어렵습니다만...'라고 말하고 있는 중에 끊어버린다.
어디서 전화했는지도 모르겠다.
챗GPT는 생각보다 친절하던데, 사람의 전화는 꽤 불친절하다.
누가 전화했는지 궁금증이 꼬리를 물지만 전화를 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
가끔 자신의 감정을 담아 불쾌하게 전화한다.
너 아니라도 강사는 많다는 분위기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강사 따위가, 감히' 라는 말을 쓰던 강의연계기관은 번호를 차단했다.
이렇게 수직적인 상하관계는 처음 봤다.
계약서도 쓰지 않는 그들의 강압적인 태도에 질렸다.
더 이상 말도 섞고 싶지 않다.
그들과 절연하고 나니 더 많은 곳에서 강의를 요청한다. 전화위복이다.
전문강사를 직업으로 가진 지 15년 넘다보니, 함부로 대하는지 진심인지 다 안다.
하지만 모른 척하고 통화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
요즘에는 전화 통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도 많다고 들었다. 이해할 수 있다. 콜링 포비아, 그럴 수 있다.
그래도 진심을 담아서 전화해주면 좋지 않을까?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전화 뒤의 사람을 봐주고 진심을 담아서 전화하면 좋을 것 같은데, 아쉬움이 커진다.
전화를 통한 마음 열기는 또 다른 강의에 녹여냈다.
내 직업은 강사다.
전화기 속의 이야기에 마음 상하지 말자.
욱하고 올라오는 자존심은 일단 버려야 한다.
저 사람은 이번이 아니면 날 만날 일도 없다고 생각하고 함부로 대한다.
나의 진짜 자존심은 반드시 강의를 하러 가서, 강의 반응을 직접 보게 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게 나의 자존감이다.
내 직업을 소중히 여기는 것, 그게 바로 나의 자존심이고 자존감이다.
남에게 함부로 말하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자신을 높이기 위해 남을 낮춘다.
어쩌겠나. 그렇게 배우고 그렇게 습관이 든 사람인 것을.
인지하고 행동하고 노력해야 조금의 변화라도 가져오는 데, 인지하지 않기에 변화도 없다.
내 삶에 진지하기.
나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게도 기죽지 않고 내 일을 하는 것.
나는 그게 나의 자존심이자 나의 자존감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강의에서도 상처받고 소진되고 자신에게 실망한 사회복지종사자들을 만났다.
쉼표를 만들어줘서, 소진된 자신을 만나게 해줘서, 잊었던 에너지를 만날 수 있어서, 이 일을 처음 시작한 이유를 떠울리게 해줘서.
각양의 모습으로 감사를 표현했다.
힘들고 지친 사람을 위로하고 살리는 것, 이것이 내가 지금 할 일이고, 나의 자존감을 지키는 일이다.
폭우를 뚫고 집에 오는 길에 담당자의 문자가 울렸다.
'늘 열정적으로 강의해주신 덕에 많은 분들께서 위로와 힘을 얻고 가시는 것 같습니다.
소장님의 마음을 보고 느끼면 매번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이하 생략).'
먼 길이 하나도 멀지 않았다.
내 삶에 진지한 오늘이 아름답다.
아보하. 아주 보통의 하루,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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